Data-driven VC가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드리븐 VC landscape 2024 review

개인적으로는 재작년 즈음부터 Data-driven VC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우연히 업계 분과 이야기 하던 도중 당시에는 아주 드물었던 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하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혼자 디깅하던 차에 어느순간 훅 키워드로 떠오름을 느꼈다. 우리나라의 VC/AC 중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도입한 곳들이 있다.

그리고 최근 발표된 Data-driven VC의 보고서에 따르면 VC의 35%가 데이터를 거래의 최소 절반 이상을 소싱하는데 활용하고 있으며, 190개의 데이터 중심 VC(팀에 최소 한 명 이상의 엔지니어가 존재하며 최소 하나 이상의 내부 도구를 개발한 VC)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응답자의 66%는 심사와 소싱을 위해 LLM을 사용하고 있으며, 응답자의 31%가 이 도구의 결과로 팀이 더 작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Data-driven VC: VC 업의 디지털화 여정(digitalization journey)

처음 이 테마를 디깅하면서 참고했던 Data-driven VC 뉴스레터에서는 Data-driven VC의 등장을 벤처캐피탈의 디지털화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디지털화 여정을 각 투자사의 업무 방식에 따라 세 가지 단계로 도식화했다.

가장 전통적인 형태로 일하는 벤처캐피탈의 경우 Old school VC로 분류되며, 대부분의 VC가 여기 해당된다. 여전히 수동 워크플로우와 오프라인 기반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고, 이를 서포트하는 아주 기본적인 소프트웨어(MS의 형제들..)을 이용한다는 것. 그래프의 중간에 위치한 Productivity VC에는 최신 CRM 시스템과 자동화 툴을 활용하는 VC들이 포함됐다. 최신 생산성 툴을 활용해 ‘구식’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해당 여정의 끝에 Data-driven VC가 자리잡고 있다. 확장 가능한 웹크롤러 혹은 자체 솔루션을 보유한 VC들이다. Airflow, PostgreSQL, Neo4j같은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해 독점 백엔드와 프론트엔트를 개발한다. 자체솔루션을 구축하기도 하지만 외부 서비스를 활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주 당연하게도 y축에 존재한 VC의 수는 디지털고도화의 정도와 반비례한다. 여전히 대부분의 VC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Data-driven VC의 경우 더욱 손쉽게 잠재적 투자 대상 풀에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아주 당연하게도, 이런 업무 방식의 변화는 VC업계 안의 ‘스타트업’, 신생 벤처캐피탈일 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용되고 있다.

위 그림에서 Day#1 VC로 표현된 신생 벤처캐피탈의 경우, 이미 업계에서 영향력을 가진 VC보다 덜 알려져있고, 때문에 잠재적 투자처인 스타트업에 접근하기에 어려울 수 있다.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은 유망한 기회를 빠르게 파악하면서 스스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이미 영향력을 가진 VC의 경우 이렇게 디지털화하며 변화할 때 자신들이 얻는 인센티브가 적지만, 신생 VC에게는 빠르게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Data-driven VC Landscape 2024 Review: LLM, Data-driven solution은 VC 업에서 어떻게 활용되나

Data-driven VC letter에서는 다소 과격..할 수 있는 표현으로 사실을 짚는다. VC 투자 프로세스가 수동적이며, 비효율적이고,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고 편향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데이터 기반 프로세스가 이를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보고서에서 184명이 응답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3%가 데이터 드리븐 접근 방식이 펀드의 효율성을 높여줄 것이라 답했다. 그외 better deal coverage, better screening, better investment decision에 대해서도 높은 기대 수준이 나타났다.

실제로 생산성 향상을 통해 펀드운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이미 역량있는 VC와 그렇지 않은 곳의 성과 격차를 완화해 VC의 경쟁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창업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겠다).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수익과 관련된 부분이다. VC의 얼리스테이지 투자 수익률은 멱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이 구조를 뚫고 좋은 엑싯을 하기 위해서는 Data-driven initiative와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외에도 다양성의 측면도 언급됐다. 편행된 선택을 할 경우 낮은 수익으로 수렴하기 때문에, 다양한 풀에 접근하는 것이 수익을 높이는 방향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190곳의 Data-Driven VC가 소개됐다. 이들이 조사한 결과 평균적인 DDVC의 모습은 40명의 직원 중 10명이 투자자, 2명이 엔지니어이며 $450M 규모의 AUM을 가진 곳이다. 주로 미국과 서유럽 중심으로 이런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고, 중남미와 동유럽에서도 따라가는 추세다. 2023년과 비교해보면 1년 새 아래와 같이 증가했다.

Landscape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개인적으로 이 분야의 사례로 눈여겨 살펴보고 있던 Goodwater, Signalfire가 Top20에 올랐다. Signalfire는 자체 인재 채용 플랫폼인 Beacon Talent platform을 개발, 운영하면서 1억 명 이상의 전문가로 구성된 Human resource pool을 통해 포트폴리오사의 인재 발굴 및 채용으로도 유명하다.

Top 20에 역시 언급된 InReach Ventures는 DIG(Data, Intelligence, Graph) 플랫폼으로 알려졌는데,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소스로부터 뉴스, 소셜미디어, 채용정보, 기술데이터베이스, 재무기록들을 수집하고 머신러닝과 NLP를 활용한 인텔리전스로 데이터를 분석해 스타트업의 성장 및 성공 가능성을 식별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린다.

대부분의 Data-driven VC에서는 LLM을 밸류체인에 적극활용하고 있다. 응답 VC의 66%가 LLM을 활용하며, 활용하는 분야로는 스크리닝과 실사, 소싱, 커뮤니케이션, 투자 메모 및 문서작업, 보고 등이 줄을 이었다. 보고서에 코멘트한 Untapped의General Partner Yohei Nakajika는 “LLM이 VC의 정성적인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으며, 애널리스트나 심사역이 수행하는 많은 디지털 작업이 자동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VC의 뉴 노멀(New-normal)일까

이러한 업계의 변화들은 VC가 투자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는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예측을 하게 만든다. 그도 그럴 것이 여전히 투자자의 감(gut)에 기반한 투자가 이뤄지기도 하고,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을 찾아 투자하려는 VC의 업무 프로세스는 여전히 비혁신적인 구석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ata-driven 접근 방식은 (겉으로는 아닐지 몰라도) 많은 반발을 일으킬 것이(라고 확신한)다. 앞서 말한 투자자의 ‘감’이라는 것도 업무 역량일 수 있다고,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하는 업계의 통상적인 관례를 정량화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방식이고, 나만 알았던 것들을 누구나 알 수 있게 하는 방식이며, 심사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역량을 요구하는 방식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주 빠르지는 않겠지만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에, 결국은 많은 투자사가 자의든 타의든, 적은 범위는 넓은 범위든, 빠르게든 느리게든 언젠가는 이런 방식을 받아들일 때가 올 것이다. 아마 변화를 먼저 감지하고, 분석과 소싱이 아닌 다른 역량으로 포트폴리오사에 value-add 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는 하우스가 결국 우위를 점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생각, 구조적 고민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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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글 – Data-driven Venture Capital – 을 쓰고 나서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발견한 Chahat Jain(2018)의 MIT 석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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