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구 – 생성AI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 분석과 예측 – 을 준비하면서 Dealroom에서 발표한 생성AI 스타트업 리스트(Dealroom.co의 Generative AI startups list)를 첫 기준으로 삼았었다. 물론 이후 연구가 업데이트 되면서 해당 리스트도 많이 풍부해졌고, 그것만으로도 안되어 언론보도 등을 종합해서 보완했지만 현업에서의 리서치든 연구든 데이터를 사용할 때는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하기에 첫 기준으로 설정했었던 리스트다.

연구 이야기를 쓰려고 쓰기 시작한 글은 아니기 때문에 방법론에 대해 자세히 다룰 필요는 없지만, 한국과 미국의 생성형 AI 스타트업이 어떤 분야에서 많이 창업했는지 보기 위해 이들의 분류 체계를 기준으로 삼아 작업을 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작업에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참고했었는데, 결론적으로 진행하면서 꽤나 아쉬웠다.
Dealroom의 기준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넘 worksheet 그잡채)

물론 해당 스타트업이 ‘무엇에 주력’이라고 분류자가 ‘판단’ 했는지에 따라 생긴 카테고리겠지만, 기술 분야와 해당 기업이 집중하는 산업분야가 혼재돼 있는 카테고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체적으로 고도화한 거대언어모델을 기반으로 법률 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어떻게 분류해야 맞는 것일까. 헬스케어 분야도 마찬가지다. CS 업무 자동화나 생성형AI 서비스가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는데 Text: Customer Relations와 Chat에 대한 분류도 그렇고, 이를 B2B로 특정 기업에 커스텀 해주는 기업은 B2B 로 분류해야 하는걸까.
결국 해당 팀이 가지고 있는 기술 기준, 그리고 그들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산업 분야 기준으로 최소한 두 가지로 분류를 해야하는 것 아닐지. 생성형AI의 경우에는 언어모델에 대한 코어가 얼마나 있는지, 혹은 GPT를 활용한 것인지 등도 중요한 분류일 수 있겠다. 현업에서 했던 고민과도 일맥상통한다. 많은 데이터와 트렌드를 접하다보면 스타트업을 분류한다는 것은, 업종코드를 정하는 것처럼 똑 떨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RA 친구들과 뉴스 모니터링 등을 할 때도 카테고리 분류를 2-3 레벨로 진행하도록 했었다.
근본적으로 접근하면, 여러 산업간 경계를 disrupt하는 것을 스타트업의 본질이라고 규정할 때 이들을 ‘분류’한다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싶다. 현재 국내에서 창업한 기업들만 보아도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주력 서비스 외에 완전히 다른 도메인에서 서비스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또 피봇하면서 서비스는 달라졌지만 핵심 기술은 그대로 가지고 이를 토대로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뛰어든 기업들도 있는데, 특정 한 시점에 ‘어떤’ 기업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과연 유의미한 일일지.
무슨 일에든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어떤 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에 끼워맞추어 분류를 하는 작업은 해야겠지만 여러모로 아쉽다. 특히 생성형AI 분야에서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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